요란했던 11번의 특검…157억 쓰고 두 번만 성과

입력 2015-04-24 20:59  

정치권 '성완종 특검' 거론…벌써 회의론 대두

2001년 이용호 게이트·2003년 대북송금 특검만 성과
"몸통 못 건드리고 면죄부만…" 의혹 부풀린 정치권도 책임



[ 조수영 기자 ] ‘성완종 리스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방식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특검이 도입된다 할지라도 검찰 수사 이상의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역대 11차례 시행된 특검의 성과를 돌이켜 볼 때 이번 특검 역시 결국 여야의 정쟁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권력 실세 비리 파고든 특검

특검은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또는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건에 적용된다. 특검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9년 옷로비 사건 및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이다. 이후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까지 총 11차례 이뤄졌다. 대부분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제기될 때 특검이 도입됐다.

총 11차례 특검 가운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2건 정도에 그친다. 2001년 이용호 (주)G&G구조조정 대표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조사해 김대중 대통령의 측근을 줄줄이 구속한 이용호 게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3년 대북송금 사건 특검도 성과를 낸 사례로 꼽힌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북송금 의혹이 제기되면서 특검이 도입됐다. 특검 결과 김 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구속기소됐다.

○특검 한 번에 평균 14억원 투입

반면 나머지 특검들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특검 무용론’ 논란을 불렀다. 특검이 끝날 때마다 ‘몸통은 건드리지 못하고 정치적 면죄부만 줬다’는 비판이 쏟아지기 일쑤였다. 최초의 특검 도입 사례였던 옷로비 사건은 “앙드레 김의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사실만 밝혔다”는 혹평을 받았을 정도다. 11차례 특검에 소요된 예산은 157억1000만원으로 특검 1개당 평균 14억2818만원이 들어갔다.

대부분 특검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특검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란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초기에 야당이 특검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특검의 수사 규모가 검찰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최장 90일, 검사 5명과 공무원 30명을 파견받아 구성된다. 현재 경남기업 관련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검사 10여명을 파견받아 활동하고 있는 데 비해 오히려 규모가 작다. 특검 도입이 거론될 때마다 “결국 검찰 아래 특?rdquo;이라는 조소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 부담도 크다. 특검이 발동되는 사건은 대다수가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점에서 칼끝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할 수밖에 없다.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해 놓고 특검에 떠맡긴 정치권도 책임이라는 지적이 있다. 법조인 출신의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과 마찬가지로 특검 역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든 여야 한쪽으로부터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검의 독립성보다 특검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권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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